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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로구 민간 외교관 역할, 황정희 대표(육쌈냉면 낙원점)

‘진심’은 세계 어느 누구에게도 통하는 글로벌 언어.

이민영 기자 | 기사입력 2023/11/23 [13:14]

[인터뷰] 종로구 민간 외교관 역할, 황정희 대표(육쌈냉면 낙원점)

‘진심’은 세계 어느 누구에게도 통하는 글로벌 언어.

이민영 기자 | 입력 : 2023/11/2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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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자랑스런 종로구 우리 고장 종로 33인상” 을 수상한 황정희 육쌈냉면 낙원점 대표    

 

[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진심이 담긴 언어와 정성어런 태도, 그리고 진정성이 넘치는 눈빛, 이는 세계 어느 누구에게도 통하는 글로벌 언어이다. 종로구 낙원동에서 십수년 째 요식업을 하는 한 시민의 체험담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저는 낙원동에서 12년 정도 육쌈냉면 낙원점을 운영했습니다. 이곳은 인사동이 있는 곳이라서 서울에서도 외국인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 중의 한 곳입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길을 물으면 정성껏 안내해 드리곤 합니다. 언젠가 제가 외국에서 길을 잃어 당황했던 추억이 있었거든요. 사업도 바쁘지만, 항상 이것을 역지사시하면서 외국인들을 수년째 돕고 있습니다.”

 

황정희 육쌈냉면 낙원점 대표의 말이다.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그래서 심미적 관점에서 사물을 관찰하고 즐기는 편이다. 음식을 하더라도 고명을 더 예쁘게 배열하고, 사람을 만나더라도 더 아름답게 만나고 싶다고 한다.

 

황 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3시 종로구민회관에서 열린 “2023 자랑스런 종로구 우리 고장 종로 33인상시상식에서 권영걸 서울예술고 교장, 김기찬 종로구시설공단 이사장 등과 함께 당당하게 수상자의 한 사람으로 ()도전한국인본부(대표 조영관)로부터 대상을 받았다.

 

황 대표는 특별한 것을 한 것도 아닌데 행사준비위(위원장 박복신/인사아트프라자 회장)에서 저를 자랑스런 시민으로 인정해줘 이 상을 받게 됐다, 쑥쓰러워하면서도 깊이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황 대표는 길을 잃고 헤매는 외국인들을 정성스럽게 안내하고, 진심으로 위로하며 보살피다 보니 이들이 코리아 맘마라 불러 낙원동 골목에선 별칭 맘마로 통한다고 했다. 그는 황 대표가 일상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한 분으로 인정돼 이 상을 추천했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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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희 대표(좌측)가 (사)도전한국인운동본부(대표 조영관)로 부터 표창장을 받고 있다    

 

 황 대표는 외국어를 전공한 게 아니기 때문에 처음엔 바디랭귀지를 하면서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로 외국인들을 안내했다. 그러다 보니 낙원동 골목에서 외국어 능통자로 소문이 났다. 이에 대해 그는 “5개 국어 능통자란 소문이 잘 못 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독학으로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만학하게 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슬하에 11녀의 자녀를 둔 평범한 주부일 뿐이라며 수줍어했다. 그는 처녀 때 라면도 끓이지 못하는 요리숙맥이었다는 점도 실토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아이와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 요리를 연구하다 보니 그 요리의 매력에 심취하게 스스로 학습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손님의 입맛에 맞도록 요리해 밥이 보약이란 말처럼 식사를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그의 임무요 꿈이었다.”, “손님들이 잘 먹었습니다’, ‘맛 있게 먹었습니다라는 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이 그의 바램이고 일상의 꿈이다고 밝혔다.

 

그는 잊혀지지 않는 일화를 전했다. 어느 날 김포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이 식사를 한 후 오늘이 48번째입니다라는 말을 하기에 무슨 말인가 했다더니 자기 입맛에 맞는 식당이라서 48번째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후 그 분은 349번째까지 왔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소식이 끊겨 이제 그 어르신을 뵐 수 없게 됐다는 에피스드를 들려줬다.

 

어려서부터 그의 모친의 밥이 보약이란 식약동원을 얘기 해 주곤 했다. 또한 부친으로부턴 정직이 최고란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이런 금언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성장했다. ‘외국인을 대하든 내국인을 대하든 솔직하고 정직하게 말해 주는 게 이심전심으로 이어지는 공감의 비결이라 강조했다.

 

황정희 대표는 요리를 하면서도 가급적 MSG를 사용하지 않도록 전용 쏘스를 만들고, 한국인체형에 맞는 요리를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또한 1990년대 후반 독학으로 요리사자격증을 따고 요리를 하면 지인들을 초청해 맛을 보게 한 뒤 모니터를 한 것도 요리를 하는데 자신감을 갖게 한 요인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외국인 중 1년 전, 또는 수 전에 자신의 도움을 받았던 분들이 다시 식당으로 찾아 올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곤 했다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외국인을 위해 도우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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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희 육쌈냉면 낙원점 대표가 맛있는 요리를 하는 모습, 그는 모친으로부터 식약동원이란 말을 듣고 맛있는 음식이 곧 보약이라 생각했다.    

  

그의 지인 김 모 회장은 황 대표가 시니어로 접어들면서 손주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그가 더 가정적이고 더 정감이 가는 어른으로 성숙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뿌린 대로 거두듯 아들(위스콘신대)와 딸(캐나다)이 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귀국해 잘 정착해 줘 든든하게 보인다며 그의 삶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었다.

 

황정희 대표는 만능스포츠 우먼으로써 바쁜 틈을 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는 골프만 빼고 수영, 요가, 스키, 스포츠댄스 등 주변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배웠다“고 했다. 그가 나이에 비해 젊고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늘, 황정희 대표가 오랜 세월 동안 겪은 다양한 인생 경험을 들려 줘 한 분야에 정진하고 몰입하며 자기 개발을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또한 사회봉사활동이 얼마나 가치 있고 보람이 있었는가를 각각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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